< 흔적을-잇다 >

예술작품이 지닌 매력은 매우 다양하다. 자유로운 주제와 다양한 표현으로 작가는 작품의 의도를 담아낸다. ‘흔적을 –잇다’ 전에서는 3인의 작가가 독특한 수공적인 기법으로 풍경의 일부를 담아 낸 작품들을 보여준다.
작가의 시선으로 포착된 풍경 속의 일부인 자연과 공간은 각각의 이야기를 엮고 이어나가며 함께 어울려진다. 즉, 잇고 반복하는 작가의 서로 다른 작업과정으로 시공간의 흔적을 담는 것이다.

김경희 작가는 재개발과 신도시로 잊혀 질 달동네, 개발 논리에 인하여 무서운 속도로 세워지고 부셔지는 도시의 풍경들을 바느질로 기록한다. 도시의 불안정한 생성의 순환으로 사라진 공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바늘 끝에 담아 실로 엮음으로써, 작가는 영원히 지속될 풍경을 새긴다.

이상섭 작가는 수많은 여린 회양목 껍질을 벗기고, 그 위에 실을 무수히 감는 작업과정, 또는 동파이프를 두들기고 절단하여 수없이 반복되는 용접기법으로 내면의 정화된 감정적 흔적을
담아낸다.

추영애 작가는 일상적이고 익숙한 거실, 침실 등의 공간을 그려낸다. 일상의 공간은 버려지거나 낡아진 천을 아플리케하고, 다양한 색의 실을 스티치하여 중첩의 효과를 통해 공간을 그려낸다. 이런 수공적인 과정을 거쳐 삶을 담는 공간의 일부로서 옮겨가며 따뜻하고 부드러운 회화로서 의미의 확장을 이룬다. 곧 실존의 증거이자 체험적 일상의 기록으로 일기 혹은 수필과 같은 시각적 교술이 된다.

Landscape No.35 | 린넨에 견사 | 85.5x67cm | 2021
구성된 공간
시간의 집적 | 회양목,실크실,컬러유리 | 130x30x30(h)cm | 2010